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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안식년 세번째 편지"
 글쓴이 : 구미례 | 작성일 : 06-07-10 11:18
조회 : 2,800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
집을 떠나 온지도 벌써 두 주간이 되었습니다. 목적지와 일이 분명치 않은 여행이 부담이 없을 것 같았는데...  많은 부담으로 다가 옵니다. 그래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곳이 있기에 안정된 마음을 가지고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인생은 순례자인데 무엇이 그렇게 우리의 발목을 붙드는지 다시 한 번 반성하는 마음입니다.
지난 주일에 최기채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많은 은혜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노(老) 목사님으로부터 인생의 경륜과 신앙의 가르침을 받는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내가 안식년을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기채 목사님은 내 스승이시자 부모님 대신입니다. 아버님이 세상을 떠나시고 항상 마음으로 존경하며 모시고 싶었던  분이십니다.
목사님은 항상 부지런하시고 솔직하시며, 진리를 위해서 한 평생을 사셨던 분이십니다. 그런 훌륭한 분의 메시지를 계속해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런 모든 조건을 계획해 놓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항상 곁에서 목회의 동역자로서 함께 해준 장로님들이 계시기에 든든합니다. 교회 가까이에서 교회를 돌보아 주시는 이이수 장로님은 부지런하셔서 구석구석을 돌보아 주실 것으로 눈에 선합니다. 차재옥 장로님은 사람들에게 친화력을 가지고 하나로 묶어 주시는 모습이 항상 눈을 감아도 보이는 듯합니다. 박복용 장로님은 재정을 비롯해서 교회 살림을 맡아 주시니 든든합니다.
항상 눈물로 기도를 쉬지 않으시는 권사님들과 성도들의 기도소리는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서 기도를 할 때면 내 귀에 소리가 쟁쟁합니다. 남, 여전도회 임원들의 수고와 각 부서에서 수고하시는 부서장과 스태프, 그리고 교사, 성가대원들을 생각할 때면 눈물겹도록 감사한 마음입니다. 교회에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수고하시는 차량 봉사위원들이 뙤약볕에서 수고하는 모습은 안 봐도 비디오라는 말처럼 눈에 그려집니다. 예배를 수종드는 영상 음향실의 집사님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특히 중보기도실에서 무릎이 연약해지지 않고 기도하시는 중보기도단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금년 여름 수련회와 성경학교를 위해 기도와 땀을 흘리실 선생님과 청년회원들, 그리고 수고하실 남, 여 전도회원들에게 격려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식당과 청소를 위해 봉사하시는 성도들과 교회 미화를 위해 수고하시는 집사님들께 눈물겹도록 감사한 마음입니다. 집을 나서니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한 것을 보면서 이제야 좀 철이 드는가 싶습니다.
미안한 것은 안식년에는 모든 식구가 함께 하는 것이 정상인데,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래도 음지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이런 호강도 누리는 것 같아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별히 나와 한 배를 타고 조타수로, 항해사로 여러 가지 역할을 담당해주고 있는 부교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많습니다. 교역자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강단과 교회를 비우고 안식년의 휴식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한 가지 후회스러운 것은 나와 혹시 관계가 서원하여 섭섭한 마음을 풀고 있지 않은 성도가 있다면 해묵은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고 떠나온 것에 후회가 남습니다. 아마 그런 분은 이 글 조차도 보는 것이 부담스러울 텐데 옆에서 이 글을 보신 분이 내 마음을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집을 떠나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모르지만,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꽉 차 있습니다. 그리고 성도들을 보고 싶습니다. 나는 이번 여행길에서 한 가지를 느꼈다면 더 이상 정을 떼는 어떤 일도, 정을 붙이는 일도 부담인 것은 깨달았습니다. 오래오래 동안 한 지붕 아래서 오순도순 산다는 게 참 행복인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래오래 여러분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가 더 오래 살아서 나 때문에 헤어지는 슬픔을 다른 사람에게 남겨 두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그 슬픔을 혼자 지고 싶습니다.
정든 사람이 헤어지는 슬픔을 나는 가슴 절절히 느끼는 계기가 된 것은 이곳 교민들의 삶을 통해서입니다. 이곳 교민들은 누구나 가족을 뒤로 하고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인데, 이들의 애틋한 삶을 잠간이나마 보면서 이별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동감했다고 할까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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