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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 있어 남깁니다~ (밀린 월세)
 글쓴이 : 서주완 | 작성일 : 12-12-14 02:01
조회 : 1,481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누가 대통령이 되던지 민생경제 안정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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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세를 못 낸지 벌써 두 달째,
오늘도 집주인이 위층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소리를 듣고 나서야
겨우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집에 산지 벌써 4년째입니다.
여태 집세를 밀린 적은 없었습니다.
두 달 전 일하던 동물병원에서
해고당한 것이 원인이었죠.

"여기서 일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아.."

서비스업종에서 일하려면
친절함만 필요한 줄 알았습니다.
사회에서 필요한 건
젊고 예쁜 여성이지,
저처럼 나이든 여자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눈물을 쏟는 것도 사치였습니다.
집세는커녕 밥값도 없었습니다.
지방에 계신 어머니께 손을 벌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주인을 피하면서
살아온 지 벌써 두 달이 된 것입니다.
며칠 전 겨우 아르바이트를 구하긴 했는데
월급 받을 때까지 아직 한 달이나 남아있으니..

그런데 방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나는 게 아니겠습니까?
열어보니, 역시나 집주인 어르신입니다.

"불이 켜져 있기에 와 봤어요."

어르신 손에 김치 한 박스가 들려 있습니다.
반찬이 남아서 가져오셨다더군요.
사정을 재빨리 말씀드리고 사과드렸습니다.

"그런 것 같았지,
요즘 계속 집에 있는 거 같기에. 걱정 말아요,
여태껏 집세 한 번 안 밀렸었는데
내가 그렇게 박한 사람은 아니우."

껄껄 웃으며 가시는 그 모습이 어찌나 커보이던지..

그렇게 대책없이 믿어준 어르신 덕분일까요.
저에게 딱 맞는 직장을 구해서
지금은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어르신의 그 따뜻함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무명 (새벽편지 가족) -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사람에겐,
기다려 주는 여유를....

-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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