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칭찬받기를 좋아한다. 남에게 싫은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평생 다른 사람에게 좋다는 말만 듣고 산 사람을 사람들은 호인(好人, good-natured person, 성미가 좋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런 사람을 ‘법이 없어도 살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사람은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지난 세기 최고의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 유능한 리더는 사랑받고 칭찬받는 사람이 아니다. 유능한 지도자는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올바른 일을 하도록 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인기는 리더십이 아니다. 리더십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유능한 지도자는 마냥 좋은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유능한 지도자는 본이 아니게 다른 사람들로부터 모진 사람, 또는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사랑받고 칭찬받는 인기 있는 지도자이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지도자라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당장의 인기와 장기적으로 일을 성사시켜야 하는 현실의 사이에는 충돌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올바른 일보다 인기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유혹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현대사회의 정치와 리더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중들과의 영합이다. 요즘 표퓰리즘(populism)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소위 ‘대중의 견해와 바람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정치 형태’를 가리켜 일컫는 말이다. 아무리 진리요, 좋은 일이라고 해도 대중이 지지하지 않으면 반민주적이요, 독선이라고 평가 받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진리는 더 이상 절대적이거나 유일한 것이 아니다. 이 시대는 진리까지도 상대적이요, 다원주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용기를 가진 지도자는 진리를 위해서 욕을 먹을 줄 알아야 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며 모두에게 좋은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겁쟁이 지도자는 결국 진리를 포기하게 되며 공동체에 패배를 안겨줄 것이다. 콜린 파월(Colin Luther Powell)은 “아이러니하게도 어려운 결정을 무작정 미루는 것, 단 한 사람의 마음도 불편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 기여도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똑같이 잘해주는 것, 지도자의 이런 행동 때문에 가장 손해를 보는 사람은 그 공동체에서 가장 충실하고 창의적이고 의식이 있는 사람들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현명하게 욕먹을 줄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지도자가 드물다는 것이다. 누구도 대중들에게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올바른 것을 말하지 않으려 한다.
주님은 말씀하셨다. 모든 것은 ‘예’와 ‘아니오’를 정확하게 말하라.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마태복음 5:37).
욕을 먹어도, 내가 손해를 보아도, 내 생명을 바치는 한이 있어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요,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 타협은 방법을 선택할 때 가장 합리적이고 다수의 편리를 취하는 방편일 뿐이다. 나는 현명하게 욕먹는 사람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