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기념일과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명절을 절기와 구분하여 가일(佳日) 또는 가절(佳節)이라 하여 여러 가지 행사를 실시하였으며, 이런 일(日)들이 차츰 명절로 굳어졌다. 명절은 좋은 날, 기쁜 날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에서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가장 큰 명절은 설과 추석이다. 추석은 음력 팔월 보름을 일컫는 말로 가을의 한가운데 달(月)이며, 또한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1년 중 으뜸가는 명절이다. 추석을 가위, 한가위,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하며, 가위나 한가위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구약성경에는이스라엘 백성들이 지켜야 하는 7대 절기가 있다. 이 절기들은 신약시대에 와서는 그 의미만 새기고 있다. 그리고 신약성경 복음서에서 절기를 명절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요한복음 7장 37절에서 “명절 끝날 곧 큰 날에 예수께서 서서 외쳐 이르시되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고 말씀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명절은 초막절을 가리킨다. 마태복음 27장 15절과 마가복음 15장6절, 그리고 요한복음 12장 20절의 ‘명절’은 예수님께서 잡히시기 전의 ‘유월절’을 가리킨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주님은 구약의 모든 율법을 폐하러 오시지 않고 완성하러 오셨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마태복음 5:17). 그러므로 구약의 모든 절기는 이미 주님의 십자가의 구속의 사건으로 완성시키셨다. 그러므로 신약교회에서는 더 이상 유월절을 지키지 않는다. 할례도 행하지 않는다. 다만 구약의 그림자처럼 여기던 절기의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면 신약시대의 교회의 절기는 어떤 것이 있는가? 예수님의 탄생과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을 새기는 절기가 있다. 즉 성탄절, 수난절, 부활절 등이다. 감사절은 구약의 초실절과 수장절의 의미를 새겨서 신약교회의 감사의 절기로 지키고 있다. 그리고 구약의 안식일의 의미를 새겨 주님께서 부활하신 주일(주의 날)을 우리의 예배일로 지키고 있다. 이단의 교리를 가지고 있는 집단들은 구약의 안식일 제도를 고집하고 있다. 그리고 어떤 자유주의 교회에서는 자기들의 논리인 신앙의 토착화란 미명아래 추수감사주일을 추석으로 대체하고 있다. 그리고 성찬식의 빵과 포도주를 시루떡과 막걸리로 대신한다. 통탄할 일이다.
신약교회에서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는 주일이다. 주일은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과 비교할 수 없다. 그러므로 민족의 명절 운운하며, 주일을 추석연휴의 끝날 정도로 생각하여 주일을 지키지 않는 것은 신앙의 뿌리를 뒤흔드는 가장 인본주의적 신앙이다. 금년 추석에는 주일을 꼭 지키는 명절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