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지도자가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해 적재적소에 쓰는 것은 지도자의 역량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인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만사(萬事)'가 되지만 잘못된 경우 '망사(亡事)'가 되기도 한다. 인사는 말 그대로 사람 사는 모든 일에 적용된다. 그래서 인사가 가장 어렵다. 사람들은 대부분 상대방의 겉을 보고 판단한다. 겉으로 드러난 학벌, 외모, 가문, 재정능력, 스펙(spec. specification) 등이 그 사람을 대변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나 겉으로 볼 수 없는 사람의 됨됨이, 인격, 내면의 실력은 무엇으로 알 수 있겠는가?
그래서 사람을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선지자 사무엘도 이새의 여덟 아들 중에 장남 엘리압에게 ‘하나님이 예비한 자’로 알고 기름병을 취하여 기름을 부으려고 했다. 그때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사무엘상 16:7). 공자는 사람을 알아보는 아홉 가지 방법에 대해서 말했다. ①먼 곳에 심부름을 시켜 그 충성을 보고, ②가까이 두고 써서 그 공경을 보며, ③번거로운 일을 시켜 그 재능을 보고, ④뜻밖의 질문을 던져 그 지혜를 보며, ⑤급한 약속을 하여 그 신용을 보고, ⑥재물을 맡겨 어진지를 보며, ⑦위급한 일을 알리어 그 절개를 보고, ⑧술에 취하게 하여 그 절도를 보며, ⑨남녀를 섞여 있게 하여 그 이성에 대한 자세를 보라고 했다.
대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려면 수년간 사귀어 보라고 한다. 그러나 죽을 때 까지 지켜본다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모두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사람을 살펴볼 수만은 없지 않는가? 사람을 살펴보기 전에 사람을 신뢰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그리고 필요할 때 확인된 일만 그 사람에게 맡기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서 신뢰할만한 사람일 때, 그 정도의 일을 맡기는 식으로 하면 어떨까? 특히 평생의 반려자로 삼으려면 필이 느껴지는 것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닌, 신앙심과 성품과 실력을 모두 봐야한다. 사람을 살펴보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사람을 대할 때 신뢰하자. 인사만사, 신뢰에서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