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풍부함을 소망한다. 무엇이든지 풍부함을 기대한다. 풍부함은 부의 상징이요, 편리함의 상징이다. 양식이 부족했을 때는 쌀밥 한 번 실컷 먹어보는 것이 서민들의 소박한 바람이었다. 자동차가 귀했을 때는 마이카(my car)시대가 온다는 말에 꿈이 부풀어 있었다. 요즘 우리사회는 모든 것이 차고 넘친다.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풍부함을 가져다주었다. 그래서 금세기의 최고의 가치는 ‘성공’이었다. 성공은 필연적으로 풍부를 가져다주기 때문이었다. 성공하면 구성원이 늘어나고 자본이 증대된다. 성공은 시장을 지배하는 힘을 가져다준다. 성공하면 모든 것이 늘어난다.
그런데 풍부해지면 게으름을 피우게 된다. 사업에 성공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편리함을 추구한다. 풍요로움은 필연적으로 태만을 불러온다. 이것이 풍부의 원칙이다. 자원이 풍부할 때 경영진은 지적으로 게으름을 피우고 태만해진다. 또한 혁신 의지도 사라진다. 성경은 말씀한다. “그런즉 선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린도전서 10:12). 그러므로 성공할수록, 풍부해질수록 겸손하게 사는 것은 인생을 패망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하는 비법이다. 다윗은 왕권이 확립되어 갈 때 풍부를 지키지 못했다. 자신이 출전해야할 전쟁에 장수들만 보냈다. 그리고 낮잠 후 한가로이 왕궁 옥상을 거닐다가 일생일대의 가장 큰 죄를 범했다.
그러므로 성공과 풍부는 축복이면서도 독약과 같은 것이다. 풍부와 만족은 성공에서 오는 부산물임에 틀림없다. 동시에 미래의 성공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한다. 그래서 ‘성공은 이루기 어렵지만 쉽게 사라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더 큰 성공을 꿈꾼다면 작은 성공의 정점에 도달하기 전부터 미리 긴장의 강도를 높여한다. 그래야 오랫동안 정상에 머무를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초심을 잃지 말라’고 한다.
‘있는 듯 없는 듯’이란 말이 있다. 있다고 교만하지 말고, 없다고 불평하거나 비굴해지지 말라는 말이다. 우리 모두 큰 강물이 흐르듯이 도도하게 살자. 빈 깡통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지 말고 도도하게 강물이 흘러가듯이 있는 듯 없는 듯 살자. 이것이 바울사도의 ‘자족하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